코로나 바이러스로 집 밖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.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기 전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이미 다 읽었었다. 하지만 학교까지 가는 길이 몸도 마음도 너무 멀어서 대출 연장만 하다가 일이 있어 학교에 간 겸 도서관을 들렸다. 저번에 React-Native 관련 책을 빌렸었고 이번에는 뭘 빌릴까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책장에서 블록체인 관련 책을 봤다. 나는 컴공 전공이지만 블록체인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. 그래서 주변에서 물어보면 항상 정확한 답변을 해주지 못했다. 살면서 정확하지 않은 지식은 입 밖으로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, 대답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항상 부끄럽게 생각했었다. 하지만 2017년의 비트코인 투기붐 이후 부정적인 관점의 기사만 읽어서인지 나 또한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공부를 소홀히 했다. 누군가 물어보면 대답은 못해서 부끄럽지만, 다른 공부가 더 중요해서 블록체인을 먼저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는 상태가 정확한 것 같다. 아무튼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책장에서 블록체인 책들을 보자마자 "이번 학기 공부 주제는 이거다!!"라는 생각이 들었다. 하지만 한 달에 책 한 권을 안 읽는 개발자가, 두꺼운 책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. 그래서 블록체인을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는 기본서이면서, 얇은 책을 찾은 게 이 책이다.
앉아서 두시간만에 다 읽었다. 책을 안 읽는 내가 유튜브를 마다하고 앉은자리에서 순식간에 읽게 만든 정말 대단한 책이다. 이 책은 블록체인을 너무 전문적인 기술적 관점에서 쓰지 않고, 한 번쯤은 궁금해 봤을 만한 정보들을 알려준다. 블록체인의 개념, 활용, 규제 등등을 쉽게 풀어냈다. 물론 쉽게 풀어 낸 대신에 비유의 표현들이 많아서 어려운 것도 있다. 하지만 나는 개발자고 사전 지식이 아예 없지는 않은 상태여서 더 쉽게 읽은 게 있을 것이다. 암호화폐로만 블록체인을 바라본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엔 이렇게 많은 나라와 기업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비스들을 만들었는지 몰랐다. 스팀잇의 블로그를 봤지만 관심도 없었다. 하지만 이런 서비스들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대가를 지불하고, 가이드라인이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. 그리고 각국의 규제 현황과 지원 현황, 지은이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비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규제에 탄식하기도 하고, 우리나라의 발전 가능성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기술적인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. 또 블록체인 플랫폼이 있어서 블록체인의 개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. 나는 블록체인을 공부한다고 하면 비트코인과 같은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다 읽어보고 이해해야 하는 건 줄 알았는데,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. 내가 얼마나 우물 안에 갇혀있는지 이 책으로 알 수 있었다. 쓸데없는 자기 계발서만 가득한 요즘, 가치가 있는 책이란 이렇게 자신의 지식과 생각을 요약해서 읽기 쉽게 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. 블록체인을 잘 모르는데 접해보고 싶은 분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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